출처 : 동아사이언스

링크 : https://www.dongascience.com/ko/news/77661

요약 : 초파리 유전학의 역사는 대부분 실험실 안에서 쓰였다. 1910년대 토머스 헌트 모건의 ‘플라이 룸’에서 시작된 이 학문은 염색체 유전, 발생유전학, 신경유전학, 행동유전학에 이르기까지 생물학의 굵은 줄기들을 세웠다.

먼저 야코프 폰 윅스퀼이 제안한 ‘움벨트’란, 모든 생명체가 자신이 감지할 수 있는 감각 신호들로만 이루어진 고유한 세계 안에서 산다는 이론이다. 곤충의 후각 수용체들은 진화가 수천만 년에 걸쳐 특정 분자들에 맞게 조율해온 정밀한 악기들이다. Or42b와 Or92a는 효모의 발효 산물에 반응하는 ‘식당 안테나’이고 Or56a는 곰팡이 독소인 지오스민을 감지하면 초파리로 하여금 먹이 앞에서도 즉각 도망치게 만든다. 이것이 화학생태학이 묻는 질문들이다. 생물체들이 화학 신호를 매개로 어떻게 서로를 찾고, 피하고, 속이고, 협력하는가. 초파리 유전학은 이 질문에 답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도구들을 갖고 있다. 이 맥락에서 벗초파리(Drosophila suzukii)는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노랑초파리가 썩어가는 과일 위의 청소부라면 벗초파리는 아직 나무에 달린 신선한 과일을 공격하는 침략자다. 경쟁자가 없는 새로운 자원을 선점한 생태적으로 대담한 도박이었다. 이 전환을 가능케 한 것은 후각 수용체 유전자들의 변화였다. Or67a와 Or22a 수용체가 발효 냄새보다 신선한 과일 향의 에스테르류에 더 민감하게 조율되었고 암컷의 산란관은 톱날처럼 발달해 체리나 블루베리 껍질을 뚫고 알을 심을 수 있게 되었다. 진화가 단백질 서열을 조금씩 바꿔가며 새로운 생태적 틈새를 개척한 것이다. 또한 초파리 유전학이 화학생태학에 기여한 아름다운 사례가 있다. 기생벌(Leptopilina boulardi)은 초파리 애벌레 몸속에 알을 낳는다. 연구자들이 기생벌이 숙주를 찾는 과정을 추적하자 놀라운 사실이 드러났다. 기생벌은 초파리 애벌레 자체의 냄새보다, 효모가 발효하는 냄새(애벌레가 살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 환경)를 더 신뢰했다. 연구자들은 기생벌의 수용체 LbouOR167이 에틸 에스테르에 고도로 특이적으로 반응한다는 것, 그리고 단 하나의 아미노산 잔기(Leu159)가 그 결합에 결정적임을 밝혀냈다. 이 잔기를 바꾸면 기생벌은 더 이상 효모 냄새를 감지하지 못한다. 하나의 아미노산이 한 생명체의 생태적 운명을 결정하는 것이다. 다시 초파리의 지오스민 회피 반응으로 돌아가, 지오스민은 비 온 뒤 흙냄새의 원천이기도 하지만 특정 독소 생산 곰팡이가 분비하기도 한다. Or56a 수용체가 이것을 감지하면 초파리는 수컷의 교미도 암컷의 산란도 즉각 중단한다. 먹이 앞에서도, 짝짓기 중에도, 지오스민은 모든 것을 멈추게 한다. 이것은 신경회로의 위계 구조를 드러내는 현상이다. 식욕이나 성욕을 지배하는 회로 위에, 독소 회피 회로가 상위 우선순위로 자리한다. 수천만 년에 걸친 진화적 군비 경쟁의 결과가 신경 배선에 새겨진 것이다. 인간도 마찬가지로 화학 신호의 세계 속에 살고 있다. 갓 구운 빵 냄새에 침이 고이는 것, 상한 음식 앞에서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리는 것, 비 오기 전의 흙냄새(지오스민)가 묘한 그리움을 불러일으키는 것 등 이 모든 반응이 수백만 년의 진화가 후각 회로에 새겨놓은 결과다. 초파리가 Or56a로 지오스민을 감지해 독소를 피하듯 우리도 썩은 냄새를 혐오하도록 진화되어 있다. 감각의 문법은 종을 넘어 닮아 있다. 더 가까운 예도 있다. 신생아는 태어나자마자 어머니 젖 냄새를 향해 머리를 돌린다. 연인 사이에는 서로의 체취에 끌리는 현상이 있고 이는 면역 유전자(MHC)와 연관된다는 연구들이 있다.

내 생각 : 기생벌이 초파리 애벌레 몸속에 알을 낳는다는 점과 기생벌은 초파리 애벌레 자체의 냄새보다, 효모가 발효하는 냄새(애벌레가 살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 환경)를 더 신뢰했다는 점에서 이후에 애벌레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고, 기생벌이 냄새를 기억하는게 아닌 환경을 기억하여 행동한다는 점에서 이러한 작은 생명체들이 살기 위한 대대로 내려오는 행동이 몸애 벤것인지 인간처럼 생각이 있어 그런 행동을 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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